1. 존 포커싱
피사계 심도를 조절하는 기법이 두 가지 더 있다. 존 포커싱 (zone focusing)과 과초점거리(hyperfocal distance)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그것이다. 이것을 이용하려면 피사계 심도 눈금이 있는 렌즈가 필요한데 고정초점 렌즈들은 그런 눈금이 있지만 줌 렌즈에는 없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자동초점 카메라로도 적절한 조절을 할 수는 있지만, 보통은 수동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카메라가 필요하다.
존 포커싱을 이용하면 촬영을 하기 전에 피사계 심도를 정할 수 있다. 이것은 초점을 다시 맞추지 않고 신속하게 촬영을 하고 싶을 때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대충 언제 어디에서 액션이 발생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는 상황(예를 들어 거리에서 행인들을 찍을 때)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이렇게 하면 카메라를 눈에 대고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어서 비교적 눈에 뜨지 않고 촬영을 할 수 있다.
존 포커싱을 하려면 렌즈의 피사계 심도 눈금에서 원하는 피사계 심도를 얻을 수 있는 f스톱을 찾아서 이용하라. 그 피사계 심도의 근거리, 원거리 한계 내에 있는 것은 모두 선명하다고 여겨질정도로 나올 것이다. 따라서 그 범위 내에서는 전영역이 선명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거리에서 일이 벌어지는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존 포커싱은 표준이나 단초점 렌즈를 이용할 때 가장 효과가 있다. 장초점 렌즈는 워낙 피사계 심도가 얕기 때문에 이 기법이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
※ 존 포커싱은 렌즈의 피사계 심도 눈금을 이용해서, 찍을 때마다 초점을 맞추지 않고도 언제든 찍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데 도움이 된다. 가령 사진에서 선명하게 나오기를 원하는 가장 가까운 부분이 7m이고 가장 먼 부분이 13m라고 하자. 이 두 거리가 렌즈의 피사계 심도 눈금 상에서 일치하는 한 쌍의 조리개 숫자(여기서는 두 거리가 조리개 값 f5.6)에 오도록 렌즈의 초점조절 링을 돌린다. 렌즈를 그 조리개 값에 맞추어두면 두 거리 안에 있는 사물들은 모두 선명하게 나올 것이다.
렌즈를 f/8이나 f/11 등 더 작은 조리개로 놓고 찍으면 더 넓은 범위의 물체들이 선명하게 나올 것이다. 어떤 사건이 이 거리의 범위 안에서만 일어난다면 일일이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
2. 과초점거리 포커싱
과초점거리(hyperfocal distance)에 초점을 맞추면 최대의 피사계심도를 얻을 수 있으며, 근거리에서 원거리까지의 물체들이 가능한 선명하게 나오게 된다. 찍고자 하는 장면이 먼 거리까지 펼쳐져 있으면 사람들은 보통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사진용어로 말하면 무한대(infinity)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 무한대는 렌즈에 따라서 약 12m 정도에서부터 눈으로 볼 수 있는 한 먼 곳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렌즈의 거리 눈금에는 ∽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멀리까지 펼쳐진 장면에서 최대의 피사계 심도를 얻으려면 무한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려는 조리개에 해당하는 피사계 심도의 먼 쪽 한계에 무한대 표시가 오도록 초점링을 돌려야 한다. 그 지점이 바로 과초점거리인데, 무한대보다는 렌즈에 더 가까운 거리이다. 무한대와 그보다 더 멀리 있는 것들도 모두 선명하게 나오면서 동시에 그보다 더 가까이 있는 물체들에게도 초점이 맞을 것이다.
3. 원근감
카메라에 잡힌 이미지는 현실과 놀랄 만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카메라가 보는 방식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장초점 렌즈로 촬영하면 이른바 망원 효과(telephoto effect)라고 하는 것이 생긴다. 반면에 피사체를 광각렌즈로 가까이에서 촬영하면 광각 왜곡이라고 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원근감은 실제로는 렌즈의 초점거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렌즈와 피사체 간의 거리에 의해서 결정된다. 카메라가 피사체 가까이로 다가갈수록 전경에 있는 물체들은 더 크게 보일 것이고, 배경에 있는 것들은 상대적으로 크기 변화가 적다. 인간의 두뇌는 사진에 찍힌 장면의 깊이를 대부분 사진 속에 있는 물체들의 크기를 비교함으로써 판단한다. 따라서 전경의 물체들이 배경에 있는 물체들보다 커 보이면 깊이가 더 증가한 것처럼 보인다. 아래에 있는 사진에서 윗줄에 있는 것들은 서로 다른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로 같은 위치에서 찍은 것이다.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는 넓은 화각을 보여주고, 긴 렌즈는 좁은 화각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원근감이 다른 것이 아니라 단순히 그 장면을 확대해서 보여줄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렌즈의 초점거리도 원근감에 영향을 미친다. 단초점 렌즈는 장초점 렌즈보다 물체를 더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광각 왜곡을 낳을 가능성이 더 크다. 마찬가지로 장초점 렌즈는 상대적으로 멀리서 촬영을 하게 될 것이고, 망원효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효과는 렌즈가 아니라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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