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렌즈의 초점거리
렌즈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초점거리(focal length)이다. 대부분의 카메라가 교환렌즈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렌즈를 구입해서 사용해야 할지 선택할 수 있다. 렌즈는 보통 초점거리로 기술되는데, 50mm 렌즈나 12인치 렌즈라고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의 초점거리는 렌즈의 초점이 무한대(광선이 렌즈에 거의 평행으로 도달하는 먼 거리)에 맞춰져 있을 때 렌즈의 뒷 중심점(rear nodal point)에서 초점면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초점거리는 렌즈가 형성하는 이미지의 크기, 즉 배율(magnification)을 결정한다. 렌즈의 길이가 길수록 이미지에 나타나는 물체의 크기도 커진다.
초점거리는 또한 일정 크기의 필름에 담기는 장면의 범위인 화각(angle of view)도 결정한다. 장초점 렌즈는 단초점 렌즈보다 더 큰 상을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장초점 렌즈를 사용하면 주어진 크기의 필름에 좁은 장면만을 담게 된다. 엄지와 검지로 원을 만들어서 눈에 가까이 갖다 대면 앞에 있는 장면이 거의 다 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단초점 렌즈에 해당하는 것이다. 반대로 손을 눈에서 멀어지게 하면 그 원 안에는 전보다 훨씬 좁은 장면이 담기게 되는데 이것이 장초점 렌즈의 효과에 해당한다.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화각이 좁아졌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렌즈의 초점거리가 길수록 렌즈가 보여주는 화각도 좁아진다.
※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는 광선을 더 많이 굴절시킨다. 광선이 렌즈의 바로 뒤쪽에서 초점을 맺기 때문에 피사체의 이미지가 작아진다.
※ 긴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는 단초점 렌즈에 비해서 광선을 굴절시키는 비율이 낮다. 렌즈의 초점거리가 길어질수록 광선은 그만큼 덜 굴절되고, 렌즈의 뒤쪽 멀리서 초점을 맺기 때문에 상의 크기도 커진다.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비례적으로 상의 크기도 증가한다. 피사체와 렌즈 사이의 거리가 같다면, 50mm 렌즈로 찍은 상은 25mm 렌즈로 찍은 상의 두 배 크기가 될 것이다.
ⓐ 표준초점거리
· 표준렌즈(normal-focal-length lens)는 사람의 시각과 흡사하다. 카메라를 "내 눈의 연장(an extension of my eye)"이라고 말했던 위대한 현대 사진가중 한 사람인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은 거의 언제나 표준렌즈를 사용했다.
· 어떤 카메라에서는 표준렌즈가 다른 카메라에서는 장초점 렌즈가 될 수도 있다. 어떤 렌즈가 "표준" 초점거리가 되는지는 필름의 크기에 달려있다. 사용하는 필름 포맷의 크기가 커질수록 그 카메라의 표준 초점거리가 커진다. 35mm 필름을 쓰는 카메라는 50mm 렌즈가 표준에 해당하고, 6x6 필름용 카메라에는 약 75mm가 표준이 될 것이며, 4x5인치 필름을 사용하는 대형카메라에는 150mm 렌즈가 표준이 된다. 하지만 실제적인 적용은 조금 차이가 있어서 40mm에서 58mm 정도의 렌즈들도 35mm 카메라용 표준렌즈라고 부른다.
· 표준렌즈는 단초점 렌즈나 장초점 렌즈에 비해서 장점이 있다. 우선 대부분의 표준렌즈들은 조리개의 최대 개방치가 크기 때문에 그만큼 빠른 셔터 속도를 사용할 수 있고, 또 조리개가 그만큼 넓게 열리지 않는 렌즈들보다 더 어두운 곳에서 촬영을 할 수 있다. 표준렌즈는 보통 값도 비교적 저렴하고 작으며, 무게도 가볍다.
· 초점거리의 선택은 개인적인 선호도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진가들은 거의 언제나 넓은 화각을 원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비교적 짧은 렌즈를 사용하고, 또 어떤 사진가들은 어떤 장면 속의 중심에 있는 물체들로 화각을 좁히기 위해서 장초점 렌즈를 사용하기도 한다. 35mm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면 50mm 렌즈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같은 초점거리를 가진 렌즈를 사용할지라도 필름을 쓰는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다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데, 그것은 디지털 카메라의 수광칩(CCD)은 보통 그에 해당하는 필름보다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그래서 35mm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렌즈는 실제 초점거리보다 더 긴 렌즈와 같은 효과를 낸다. 예를 들어 50mm 렌즈를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하면 보통 80mm 정도의 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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